
하나님은 기드온을 사사로 부르신 직후, 그의 집안에 있는 바알의 제단을 헐고 아세라 상을 찍어버리라고 명령하신다. 그리고 그 나무로 하나님을 위한 번제를 드리게 하셨다. 기드온은 성읍 사람들을 두려워하여 이 일을 밤에 수행했지만, 그의 순종은 명확했다. 아침에 일어난 사람들은 분노했지만, 기드온의 아버지 요아스는 “바알이 과연 신이라면 자기 제단이 파괴되었으니 스스로 다툴 것”이라며 기드온을 변호한다. 이 일로 기드온은 ‘바알과 다투다’라는 뜻의 ‘여룹바알’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우리는 종종 세상을 구원하는 거창한 승리를 꿈꾸지만, 하나님은 먼저 내 삶의 가장 가까운 곳, 내 안방과 거실에 놓인 우상부터 치우라고 말씀하신다. 하나님보다 더 의지했던 재능, 인정받고 싶은 욕구, 혹은 뿌리 깊은 가문의 전통이라는 우상을 먼저 무너뜨려야 그 자리에 하나님의 통치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기드온의 순종은 완벽하지 않았다. 그는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밤을 택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의 ‘완벽함’이 아니라 ‘실행함’을 보셨다. 밤에 시작한 작은 순종이 아침의 큰 변화를 불러왔고, 결국 온 성읍이 바알의 무력함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우상은 우리가 직접 싸워 이기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무너뜨리는 순종을 통해 그것이 얼마나 무력한 ‘가짜’인지를 증명해내는 과정이다.
오늘 내 삶에 여전히 버티고 있는 ‘바알의 제단’은 무엇인가? 하나님은 우리가 거창한 전장에 나가기 전, 내 일상의 작은 영역에서 우상을 찍어내길 기다리신다. 비록 두려움이 앞서 밤에 행할지라도, 주님의 말씀에 따라 단호히 도끼를 드는 한 사람이 되기를 소망한다. 내가 우상을 무너뜨릴 때, 하나님은 비로소 나를 통해 새로운 역사를 세우기 시작하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