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출애굽기 19:5)
세상에는 각자마다 귀하다고 여기는 존재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이 우리를 부르는 이름 중 ‘세굴라’만큼 가슴 벅찬 단어는 드뭅니다. 출애굽기 19장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향해 “너희는 내 보배로운 소유가 되겠고”라고 선언하십니다. 여기서 ‘보배로운 소유’로 번역된 히브리어가 바로 세굴라입니다. 이 단어는 단순히 누군가의 물건이라는 뜻을 넘어 고대 근동의 왕들이 국고에 보관하는 공적 자산과는 별개로 자신의 침실 곁 비밀스러운 보관함에 따로 떼어놓은 개인적인 보물을 의미합니다.
왕의 창고에는 수많은 재물이 가득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왕의 마음을 흡족게 하지는 않습니다. 오직 왕이 가장 아끼고 수시로 꺼내 보며 자신의 생명처럼 귀하게 여기는 소수의 보석만이 세굴라라는 이름을 얻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세굴라라 부르시는 이유는 우리가 국가의 부속품이나 수많은 군중 중 한 명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마치 온 우주에 나 하나뿐인 것처럼 당신의 가장 깊숙한 심장 곁에 두고 살피시는 유일한 보물로 여기시겠다는 사랑의 고백인 셈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때로 스스로를 값싼 소모품처럼 느낄 때가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대체될 수 있는 존재 혹은 성과와 능력이 없으면 버려지는 존재라는 불안감 속에 살아갑니다. 그러나 세굴라의 신비는 그 가치가 보석 자체의 화려함이 아니라 왕의 선택에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보석이 스스로 빛나서가 아니라 왕이 그것을 특별하게 여기기로 작정했기에 보물이 된 것입니다. 우리의 가치 역시 세상의 평가가 아닌 우리를 당신의 비밀 창고에 두기로 하신 하나님의 결단에서 시작됩니다.
결국 세굴라로 살아간다는 것은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기억하며 그 사랑에 걸맞은 빛을 내는 과정입니다. 왕의 손때가 묻은 보석은 결코 먼지 속에 방치되지 않습니다. 오늘도 하나님은 당신의 비밀스러운 보석함에서 우리를 꺼내어 닦으시고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계십니다. 그분에게 우리는 단순한 소유물이 아니라 당신의 명예와 기쁨이 담긴 단 하나의 세굴라이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