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호와께서 백성을 사랑하시나니 모든 성도가 그의 수중에 있으며 주의 발 아래에 앉아서 주의 말씀을 받는도다(신33:3)”
죽음을 앞둔 모세가 약속의 땅을 눈앞에 둔 이스라엘 지파들을 향해 마지막 축복을 쏟아낸다. 비록 모세의 입술을 통해 전달되는 유언적 축복이지만 내용 구석구석에 흐르는 것은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장대한 계획이자 사랑이다. 지파 하나하나의 이름을 부르며 그들의 앞날을 세밀하게 축복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마주하니 내 마음속에도 복잡한 감정들이 교차한다.
요즘 나의 마음은 마치 짙은 안개 속에 갇힌 듯하다. 다음 스텝을 향한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손에 잡힐 듯 가까워 보였던 계획들이 어느 순간 저 멀리 달아나 버린 것만 같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까? 하나님의 계획은 도대체 언제쯤 명확해질까?”라는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약속의 땅을 바라보며 지파들을 축복했던 모세처럼 나 또한 축복의 땅 경계에 서 있지만 정작 내가 내딛을 발걸음은 여전히 희뿌연 안개에 가려져 있다.
그러나 오늘 모세의 축복을 다시금 묵상하며 깨닫는 것은 축복의 핵심은 상황의 명확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함께하심에 있다는 사실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지파들이 광야에 있을 때나 가나안에 들어갈 때나 한 번도 그들을 향한 시선을 거두신 적이 없다. 내 눈에 보이는 안개가 하나님의 계획을 가릴 순 있어도 하나님의 신실하심까지 가릴 수는 없다.
지금 비록 손에 잡히는 것이 없고 앞길이 보이지 않을지라도 하나님은 이미 나의 다음 스텝을 위한 축복을 준비하고 계심을 믿는다. 기다림은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획이 가장 아름답게 성취될 때를 향해 무르익어가는 과정이다. 오늘도 나는 안개 속에서 답을 찾으려 애쓰기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를 위해 축복의 상을 차리고 계실 하나님 아버지를 신뢰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