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을 지나 사명의 자리로

“그들이 기다리는 동안에 에훗이 피하여 돌 뜨는 곳을 지나 스이라로 도망하니라(삿3:26)”

에훗은 모압 왕 에글론을 처단한 뒤 우상들이 있는 곳을 지나 스이라로 도망쳤다. 그곳에서 나팔을 불어 잠자던 이스라엘을 깨웠고 모압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 사사 삼갈 역시 평범하고 보잘것없는 소 모는 막대기 하나로 블레셋 사람 600명을 물리쳤다. 두 사사의 공통점은 세상의 기준으로는 연약하고 불완전한 자들이었으나 그 편견을 넘어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했다는 사실이다.

하나님은 왜 이토록 연약한 자들을 들어 사용하실까? 26절의 “우상들이 있는 곳을 지나”라는 구절에서 그 해답을 찾게 된다. 대개 신체적 약점이나 사회적 편견 속에 갇힌 이들은 그 결핍을 메우기 위해 세상적인 권력, 돈, 인맥이라는 힘의 우상을 세우고 그곳에 머물려 한다. 그것들을 소유해야만 자신의 약함이 가려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훗은 달랐다. 그들은 화려하게 서 있는 우상들 앞에 멈춰 서지 않았다. 그에게 우상은 그저 생명 없는 돌덩어리일 뿐이었다. 그는 세상이 숭배하는 힘의 상징들을 미련 없이 지나쳐 하나님이 기다리시는 사명의 자리 스이라로 향했다. 삼갈 역시 세련된 무기가 아닌 손에 쥔 투박한 막대기를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진정한 힘은 손에 쥔 도구나 사회적 지위가 아니라 오직 여호와 한 분뿐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도 끊임없이 우상들이 있는 곳을 마주한다. 나의 연약함을 가려줄 것 같은 세상의 성공, 타인의 인정, 경제적 안정이라는 우상들이 우리를 유혹한다. 그러나 진정한 승리는 그 우상들 앞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당당히 지나쳐 하나님께로 나아갈 때 시작된다. 나의 약함이 우상을 만드는 핑계가 되지 않게 오늘도 나는 깨어있어야 한다. 에훗처럼 헛된 우상을 지나쳐 하나님 한 분만을 의지하며 내 손에 든 작은 막대기로 오늘을 살아내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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