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주어 차지하게 하시는 땅, 곧 너희 유산으로 받을 땅에서 조상들이 세워 놓은 이웃의 경계표를 옮기지 마라….. 재판관들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하며 만약 그 증인이 거짓말을 했고 자기 형제에 대해 거짓 증언을 한 것이 드러나면 너희는 그가 자기 형제에게 하려고 했던 그대로 그에게 갚아 주어야 한다. 너희는 너희 가운데서 악을 제거해야 한다…..(신19:14-21)”.
경계석을 제멋대로 옮기고 거짓 증언을 일삼는 행위는 결국 타인을 존중하지 않는 오만에서 나온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이웃을 짓밟는 일조차 서슴지 않는 비정한 모습들은 구약 시대나 지금이나 매한가지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는 도리는 머리로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정작 내 경계를 침범당하고 위증의 화살을 맞았을 때, 그 억울함은 대체 어디서 보상받아야 할까. 예수님은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하셨기에 순종을 결단해 보지만, 마음속 깊이 가라앉은 감정의 찌꺼기들은 여전히 요동친다. 기도를 하다가도 “하나님, 제발 그 사람들을 어떻게 좀 해주세요”라고 본심이 튀어나올 때면 나의 한계를 절감한다.
하나님이 언젠가 심판하실 것을 믿지만, 눈앞에서 여전히 당당하게 잘 사는 그들을 볼 때마다 나는 어느새 하나님의 자리에 앉아 심판자 노릇을 하고 있다. 미워하고 정죄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그들과 닮은 괴물이 되어가는 것 같아 소름이 돋는다.
그런 내 모습이 너무 싫어서 나는 다시 용서를 선택한다. 상대가 용서받을 만해서가 아니라, 오직 내가 살기 위해서 하는 처절한 선택이다. 증오라는 감옥에 나 자신을 가두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을 못 박은 자들을 향해 “저들의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라고 기도하셨던 예수님을 묵상한다. 그분을 아주 조금이라도 닮고 싶다. 오늘 하루, 심판의 칼자루를 하나님께 온전히 맡겨드리는 연습을 해본다.
